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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곡리윤재
작성일 : 2025.12.0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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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과거 민주화 열망 짓밟은 군사정권
1980년 야당 인사들 대거 체포되고
버스 안까지 총탄 빗발치던 기억
반복된 비극 막으려 국회 향한 시민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어 놓은 12·3 비상계엄 선포후 시민의 저항과 국회의 발 빠른 대응으로 6시간 만에 이뤄진 계엄 해제는 빛나는 K-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준 순간이기도 하다. 계엄선포 1년을 3일 앞둔
릴게임예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놓여진 수정구슬에 국회 야경과 차량 궤적이 반영돼 일련의 위기 극복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5.11.3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년 전
온라인골드몽 한국 사회는 대통령이 군(軍)을 동원해 국회를 침탈하려고 한 현장을 또렷이 목격했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권력이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최악의 사태로 폭주하는 열차를 막은 건 시민들이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일어난 우리 사회의 변화상은 민주주의의 유산이면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경인일보는 1년 전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
골드몽 된 불안과 환호의 현장과 그 의미를 3차례에 걸쳐 짚는다.
‘비상계엄 선포’
이우재(68) 전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스마트폰 화면에 뉴스 속보로 뜬 여섯 글자를 보고
바다이야기디시 눈을 의심했다. 20대 시절 유신헌법과 군사독재에 맞서면서 계엄의 엄혹함을 온몸으로 경험한 그에게 오밤중 계엄 선포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계엄 선포에 이어 포고령을 발표한다는 속보가 이어지자 이 전 이사장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어디로 몸을 숨겨야 할까.” 40여년 전 계엄을 앞세워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
릴게임방법 을 짓밟은 군사정권의 탄압이 일흔을 앞둔 나이에 재현될까, 두려움이 엄습했다.
같은 시간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인천 서구갑) 의원은 자택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매년 이맘때면 국회 예산안 심의와 연말 행사 등으로 바쁠 시기였지만, 공교롭게도 그날은 일찍 일정을 마치고 귀가해 잠이 들 무렵이었다.
김 의원은 조심스럽게 밖을 먼저 살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한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계엄이었다. 인천5·3민주항쟁 등 군사정권에 맞선 투쟁에 참여했던 김 의원은 계엄이 선포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잘 알고 있었다. 권력의 반대편에 서 있는 야당 지도자와 국회의원이 첫 번째 체포 대상이 될 것이 자명했다.
자택 주변에 수상한 낌새가 없다는 걸 확인한 김 의원은 가족에게 “국회로 향하다 언제 (계엄군에) 잡혀갈지 모르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말하고 집을 나섰다.
지난해 12월3일 오후 10시28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했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많은 시민이 국회로 향해 군경과 실랑이를 벌였다.
군사정권 시절 계엄을 경험한 이들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무장 군인과 시민 사이 몸싸움을 보며 또 한 번 비극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1979년 부마항쟁과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10·26 사건 등으로 선포된 비상계엄은 1980년 5월18일 자정을 기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계엄군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주요 야당 인사 등을 대거 체포하고 국회의사당을 봉쇄했다. 이에 항거한 광주시민들은 계엄군의 잔혹한 탄압에 스러져갔다.
당시 이 전 이사장은 군사정권이 ‘폭도들의 내란’으로 규정한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유인물을 제작했다. 수배 대상이 된 그는 3개월을 숨어 지내다 결국 체포됐다.
그는 “계엄은 헌법조차 무용지물로 만드는 최악의 수단이다. 민주화를 요구하면 군인이 영장도 없이 체포하고 고문을 가한다”며 “지난해 (비상계엄 상황 당시) 계엄군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국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그 뒤로 우리 사회가 어찌 됐을지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라고 했다.
이 전 이사장이 진실을 알리려 했던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에는 김현준(64·경기 용인시)씨가 있었다. 전남 해남 출생인 김씨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는데,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다 경험한 절체절명의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버스 안까지 계엄군의 총탄이 빗발치고,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피를 흘리며 고꾸라지던 장면은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살기 가득했던 군인들의 눈빛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김씨는 1980년 광주의 모습이 먼저 떠올라 두려웠다. 그럼에도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걸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 “5·18 때 이미 죽은 목숨이었는데, 덤으로 40년을 넘게 살았으니 더 무서울 것도 없다”고 생각한 김씨는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국회로 향했다.
1년 전을 떠올린 시민들의 증언
하나하나 모인 민심, 용기로 뭉쳤다
퇴근한 배씨, 동생이 전한 소식에 황당함
막아보자 대신 군중 모습에 용기 얻고 출발
아닌 밤중 시민·의원·보좌진 등 인산인해
‘계엄 해제’ 한 마음으로 지켜본 사람들…
“지금 생각하면 무서워… 다시는 없었으면”
“형, 비상계엄이래. 당장 TV 켜 봐.”
지난해 12월3일 밤 배주열(45·경기 고양시)씨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이제 쉬어야지’ 하던 참이었다. 옆방에서 달려온 동생이 다급히 전한 소식은 황당 그 자체여서 믿기 힘들었다. 지상파 뉴스를 보고도 믿기지 않아 종합편성채널까지 한 바퀴 채널을 돌려보고, 인터넷 뉴스 속보까지 확인하고서야 ‘가짜뉴스는 아니구나’ 싶었다.
‘위험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배씨는 외투 하나 걸쳐 입고 동생과 함께 국회로 출발했다. 인파에 치여 동생과 혹여 떨어지게 될까 서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앱을 켜두기로 약속한 것 말고는 대책도 없이 집을 나섰다.
“‘계엄을 막아보자’는 그런 (거창한) 생각보다는 실시간 중계를 보는데 사람들이 국회로 모이길래 거기에 용기를 얻어서 나도 일단 가야겠다 싶어 바로 내비게이션에 (국회를) 찍고 달려갔죠.”
서울 국회 후문에서 경찰과 국회 내부로 진입하려는 시민들이 대치하는 모습. /경인일보DB
당시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한 김수혁(가명·37)씨에게도 비상계엄 선포는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억된다. 오후 9시30분에서 10시쯤 사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예정돼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예산안 의결 시한을 이미 이틀 넘기면서 정쟁 중이던 시기라 당연히 ‘의례적으로 거대 야당을 비판하겠지’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된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교과서나 영화에서나 들어봤던 계엄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계엄의 뜻과 헌법상 근거를 찾아봤다.
그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하는 헌법 조항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어안이 벙벙한 채로 택시를 잡아 국회로 향했다.
아닌 밤중의 계엄 선포로 국회로 모여든 시민, 국회의원, 의원실 보좌진, 당직자 그리고 군경 인력으로 국회 앞은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11시께 비교적 일찍 도착해 쪽문을 통해 국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김 전 비서관은 어두컴컴했던 의원실, 창밖으로 들리는 헬기 소리,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사람들의 아우성까지 그날 밤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국회 상공을 비행하는 군 헬기. /경인일보DB
그는 “당시 현장에서는 당적과 상관없이 ‘일단 (계엄군을) 막자’는 분위기였다”며 “특별한 지시가 있었다기보다는 모두 본능적으로 의기투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다수는 동요 없이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만큼은 꼭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현장을 지켰고, (계엄군과) 서로를 밀치는 정도의 충돌은 있었지만 (서로) 더 자극하지 않으려는 기류가 있어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본청 앞에서 대치한 보좌진들도 ‘계엄 해제’라는 공동의 목적으로 자리를 지켰다.
당시 민주당 당직자였던 이창우(38) 비서관은 자정이 다 됐을 즈음 국회에 도착해 민주당 의원들을 등으로 떠받들어 담을 넘게 한 뒤 ‘국회 직원이니 들어가게 도와달라’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본인도 담을 넘어 들어왔다. 이 비서관은 “일단 계엄 해제를 위한 표결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저는 핸드폰도 잃어버렸던 상황이라 옆에 있는 분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모두가 같이 있어서 그런지 무섭지는 않았다”고 덤덤하게 당시를 떠올렸다.
같은 시간 국회 밖 시민들도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며 계엄 해제 선언까지 마음을 졸였다.
전인석(29)씨는 지인들과 함께 저녁을 먹다가 계엄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모이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국회로 향했다. “일단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황당한 상황에) 술이 깼고, 지하철역에서 나와 처음 본 광경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며 “시민들 대열에 바로 합류해서 구호를 외쳤다. ‘계엄 해제’에서 ‘해제 표결’로, ‘윤석열 탄핵’으로 구호가 바뀌었던 게 생각난다. SNS 등으로 친구들에게 현장 상황을 전하는 데에도 애썼던 것 같다. 표결이 됐음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발표를 하지 않아 오히려 그 시간이 불안했다”고 떠올렸다.
전씨는 난생 처음 비상계엄 사태를 겪었다. 행동으로 맞선 이들 덕분에 ‘민주주의의 힘’을 체감했다.
그는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잘못했으면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의 일탈로 보거나 이제는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계엄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보다는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계엄 책임자에 대한 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전씨는 강조했다.
배주열씨 역시 “지금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이다. 시민들이 군인들과 맞서서 (소형 전술차량 등을) 막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욕도 하고 감정적으로 격해졌던 시민들도 많았다”며 “다음에도 이렇게 (용기 내서) 행동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이영지 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