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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곡리윤재
작성일 : 2026.01.2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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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 발산하는 시간은 구석구석엔 있네. 생기면 계속해서김종광 DSRV 이사(공동창업자·한양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가 블록체인 최대 축제인 ‘데브커넥트(DevConnect) 2025 아르헨티나’ 탐방기를 두 차례 걸쳐 소개합니다. 디지털자산이 일상으로 스며든 아르헨티나 현지 분위기와 이더리움이 그리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짚어봅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업자가 2025년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데브커넥트’(Devconnect)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광 DSRV 이사(공동창업자·한양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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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콘(DevCon)과 데브커넥트(DevConnect), 10년의 여정
이더리움 생태계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먼저 행사의 성격을 알 필요가 있다. 이더리움 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는 크게 ‘데브콘(DevCon)’과 ‘데브커넥트(DevConnect)’로 황금성릴게임 나뉜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이 완전히 다르다. 데브콘은 이더리움 재단이 주도하여 큰 컨퍼런스장에 다 같이 모여 듣는 ‘단일 트랙’의 축제다. 데브커넥트는 도시 전체를 빌려 수백 개의 독립된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커뮤니티 주도의 이벤트다. 이번 아르헨티나 행사도 도시 전체를 빌린 듯 수백 개의 이벤트에서 각자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 거대한 ‘지식 바다이야기오락실 의 장’이었다.
지난 10년간 핵심 키워드를 보면 이더리움의 발전 방향을 볼 수 있다. 2014년 ‘정말 작동하는가?’(PoC), 2017년 ‘확장성과 샤딩’, 2019년 ‘디파이(DeFi)와 ETH2.0’, 2024년 ‘L2와 롤업 기술’ 등 이었다. 2025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놀랍게도 ‘기술’ 그 자체가 메인 키워드가 아니었다. 바다신릴게임 그 자리를 채운 건 ‘실생활 적용(Real Adoption)’과 ‘AI 에이전트(AI Agents)’였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더리움의 기술이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닐 정도로 성숙했음을 의미한다. 기술적 인프라를 넘어 그 위에서 돌아가는 서비스와 실생활 적용을 이야기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비탈릭 부테린: 30 바다이야기예시 분 만에 설명하는 이더리움
행사의 오프닝을 장식한 비탈릭 부테린(이더리움 창립자)의 기조연설 제목은 ‘30분 만에 설명하는 이더리움(Ethereum in 30 Minutes)’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2016년 상하이 행사 때부터 2025년까지 줄곧 같은 제목으로 발표를 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제목이지만 그 내용은 매년 이더리움이 도달한 높이만큼 달라졌다.
그의 첫 번째 슬라이드는 이더리움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냈다. ‘중앙화된 신뢰’보다 ‘누구나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나쁜 짓 하지 마라’보다 ‘나쁜 짓을 할 수 없어야 한다’. ‘내가 너를 위해 만든다’보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만든다’. 이더리움은 이처럼 단일 지점에 신뢰가 집중되는 것을 경계한다. 모두가 검증하고 참여해 나쁜 일을 하고 싶어도 애초에 할 수 없는 환경을 추구한다는 설명이었다.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거대 자본의 유입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으로 이더리움의 몸집이 커진 상황에도, 이더리움이 잃지 말아야 할 ‘사이퍼펑크(Cypherpunk)’ 정신을 강조했다. ▷탈중앙화 ▷검열 저항성 ▷개방성 같은 핵심 가치들이 훼손되면 기술적 성공은 무의미하다는 메시지였다.
그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경제 모델을 구글(Google)에 비유했다. 구글이 자율주행이나 생명공학 같은 파격적인 실험(Moonshot)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검색 엔진’이라는 확실하고 탄탄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비탈릭은 이더리움 역시 수많은 혁신적 시도를 지속하기 위해 이더리움이 안정적 수익을 주는 ‘저위험 디파이(Low-Risk DeFi)’ 역할을 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반이 단단해야 그 위에서 레이어 2(L2)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AI 에이전트 경제의 서막, 후사카(Fusaka) 업그레이드
비탈릭이 강조했던 이더리움의 기술적 로드맵, ‘더 서지(The Surge)’의 완성을 알리는 ‘후사카(Fusaka)’ 업그레이드가 지난달(2025년 12월 초)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이로써 이더리움은 명실상부한 ‘월드 컴퓨터’로서 성능을 갖추게 됐다.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PeerDAS’ 기술이다. 기존에는 블록체인 검증을 위해 노드가 모든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야 했다. PeerDAS는 데이터를 잘게 쪼개 샘플링하는 방식만으로 전체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한다. 비탈릭은 이를 “대역폭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마법”이라 표현했다.
이 기술 덕에 레이어 2(L2)의 트랜잭션 수수료는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이는 단순히 사람이 쓰기에 편해졌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수수료가 ‘0’에 수렴하게 되면서, 인간의 개입 없이 AI들이 서로 데이터를 사고팔며 수많은 소액 결제(Micropayments)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경제’가 물리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2026년은 이 새로운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AI들을 목격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AI도 지갑을 갖는다, 에이전트 경제의 도래
이번 행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는 단연 ‘AI 에이전트’였다. 이제 블록체인 사용자의 정의는 ‘인간’에서 ‘AI 에이전트’로 확장됐다. 인간을 위해 존재했던 지갑과 서비스들이 이제는 AI 에이전트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거대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이더리움 재단 내부에도 최근 ‘dAI’ 팀이 공식 출범했다. 이들이 주도해 만든 ‘ERC-8004’ 표준은 AI 에이전트가 중개자 없이 서로를 식별하고 평판을 검증하며 협업할 수 있는 ‘신뢰 없는(Trustless)’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AI는 정보를 검색하고 요약해 주는 수동적 비서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스스로 디지털 지갑을 소유하고 필요한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데이터를 구매하는 경제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에이전트 경제(Agentic Economy)’라 부른다. 후사카 업그레이드로 깔린 고속도로 위를, 지갑을 든 AI들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규제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할 때
아르헨티나에서 본 글로벌 시장은 이미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미국이 ‘지니어스(GENIUS)’ 법안을 통해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전략을 수립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글로벌 빅 플레이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질주하고 있다.
구글은 AI와 암호화폐 결제를 결합한 새로운 표준인 ‘AP2’를 출시했고, 코인베이스(Coinbase)는 AI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인 ‘x402’의 버전을 벌써 v2까지 업데이트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통 금융권의 움직임도 매섭다. JP모건은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국경 간 결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고, 비자(Visa)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글로벌 정산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이 법안으로 기준을 잡아주니 기업들이 리스크 없이 마음껏 달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삼성전자나 네이버, 혹은 국내 시중 은행들이 이 거대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가? 아니다.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규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는 어려울지라도, 적어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기 위해서는 규제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데브커넥트 2025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더리움이 인간과 AI에게 경제적 혈관 역할을 자처하며 힘차게 뛸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우리도 인간과 AI가 공존할 다음 10년의 디지털 영토를 선점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