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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도로 위에서 일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차량은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고 가감속을 이어가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전히 '인간의 주의 의무'에 머문다. 기술의 진보는 시속 100km로 질주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보험의 엔진은 아직 예열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본보는 이번 연재를 통해 자율주행이 현실이 된 이후 더욱 선명해진 기술과 법, 보험 사이의 위태로운 간극을 짚는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기계적 판단은 과연 누구의 책임으로 귀속돼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의 경직된 사이다쿨 책임 구조가 이 거대한 변화의 하중을 감당할 수 있는지 묻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는 가속·감속·조향의 상 모바일바다이야기 당 부분을 스스로 수행한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자동 차로 유지 기능은 더 이상 일부 고급 차량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로 위의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는 찰나, 판단의 기준은 다시 '운전자'라는 인간에게로 급격히 회귀한다. 기술은 주행의 부담을 덜어주지만, 사고 책임을 나누는 제도적·구조적 시스템은 그 속도를 쿨사이다릴게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자율주행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기술의 완성도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실패했을 때 책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합의에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자율주행 기능이 개입된 사고를 기존 자동차보험 체계 안에서 분류하고 요율을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 사이다쿨 될수록 사고 원인을 특정하는 과정이 오히려 '블랙박스'처럼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자동차보험 요율 체계는 '인간의 과실'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설계돼 있다. 사고 원인은 조작 미숙, 전방 주시 태만, 신호 위반 등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산정된다. 반면 자율주행 사고에서는 ▲사고 직전 제어권의 주체 ▲시스템 경고 시점의 적절성 검증완료릴게임 ▲센서 인지 오류 여부 등 기계적 판단 영역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국내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의 본질은 리스크를 수치화해 요율로 환산하는 데 있지만, 자율주행 사고는 표본 자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사고 원인을 입증할 수 있는 주행 데이터(EDR 등) 확보도 쉽지 않다"며 "현재 체계에서 자율주행은 보험사 입장에서 '계산하기 어려운 리스크'에 가까운 만큼?상품 개발 또한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율'이라는 마케팅적 착시…법은 아직 레벨 2
정부는 교통사고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이동권 보장, 물류·교통 효율 개선 등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 아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범부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핵심 부품 국산화와 도로·통신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과 달리, 법과 제도가 인정하는 자율주행의 단계는 여전히 '레벨 2(부분 자동화)'에 머물러 있다. 현재 한국에서 소비자가 실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은 모두 법적으로 '운전자 존재 차량'으로 분류되며, 사고 발생 시 책임의 출발점 역시 운전자다.
국제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을 레벨 0부터 5까지 구분하지만, 국내 도로를 달리는 모든 양산차는 이 가운데 레벨 2에 해당한다. 시스템이 가속과 조향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음에도, 주행 환경 감시와 돌발 상황 대응의 최종 책임은 운전자에게 남아 있다. 제조사가 '오토파일럿'이나 '자율주행 패키지'라는 명칭을 내세우더라도, 법적으로는 운전자의 판단과 개입을 전제로 한 운전자 보조 기능에 그친다.
이 같은 인식은 법 조문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자율주행 기능의 작동 여부와 무관하게 차량을 '운전자가 지배하는 영역'으로 본다. 시스템이 주행을 수행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 법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운전자가 이를 충분히 감시하고 있었는지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의 핵심은 센서 성능이 아니라, 복잡한 실제 도로 환경에서 시스템이 얼마나 신뢰 가능한 판단을 축적해 왔느냐에 있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이를 떠받칠 책임 구조와 제도 설계는 여전히 과거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1초를 넘긴 순간…28m를 질주하는 '책임의 공백'
자율주행 사고에서 가장 치열한 분쟁이 벌어지는 지점은 시스템이 한계를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통제권을 넘기는 '제어권 전환(Take-over)'의 순간이다. 경고음과 함께 이뤄지는 통제권 이전은 대개 1초 내외의 짧은 시간에 발생한다.
인지과학 연구에 따르면, 시속 100km로 주행 중인 차량은 1초에 약 28m를 이동한다. 사람이 외부 자극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실제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걸리는 평균 반응 시간은 0.7~1.5초 수준이다. 자율주행 기능에 의존해 주의력이 분산된 상태라면 이 반응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그럼에도 현행 법과 보험 체계는 이 찰나의 순간까지 운전자의 '철저한 주의 의무'로 간주한다.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한 위험을 인간이 즉각 수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고 책임이 전면 귀속되는 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다. 기술의 혜택은 제조사가 누리고, 한계에서 비롯된 리스크는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연구원도 최근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법제 및 보험제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피해자에 대한 선보상은 가능하지만, 제조사를 상대로 한 구상권 행사는 입증 곤란으로 실효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로그가 제조사의 영업비밀로 묶이면서 발생하는 '데이터 비대칭' 역시 문제다. 보험연구원은 이로 인해 입증 불가능한 위험 비용이 보험사에 전가되고, 결국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도권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1조원대 투자가 기술의 외형을 키우는 일이라면, 보험과 제도는 열차의 탈선을 막는 궤도"라며 "기술 속도에 맞춘 데이터 공유와 책임 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이미?달리고 있는데...멈춰버린 책임
자율주행은 이미 일상의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사고 책임을 어떻게 나누고 피해를 어떤 기준으로 구제할 것인지는 여전히 내연기관 시대의 법적 틀에 묶여 있다. 이 간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의 확산은 편의의 진보가 아니라 법적·경제적 사각지대의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의 완성은 기술적 무결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위험을 사회적으로 분산하는 제도적 합의가 함께 완성돼야 한다. 기술과 제도 사이의 공백이 방치될 경우, 자율주행은 운전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아니라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자율주행 전용 보험 도입과 보험료 인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기술 발전과 무관하게 사고 발생 시 소모적인 책임 공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이면에 놓인 데이터 주권 논쟁과 제도적 장벽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진다.

